밀알복지재단은 지난 2019년 국내 최초의 시청각장애인 지원기관인 ‘헬렌켈러센터’를 만들어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함께 있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는데요.

더 많은 시청각장애인을 발굴하고, 이들의 의사소통과 자립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7월 서울특별시 지원(복권기금)을 받아 헬렌켈러센터의 부설 기관으로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를 설립했습니다.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는 시청각장애인에게 맞춤형 교육과 사회활동, 가족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시청각장애인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는 통역사를 양성하는 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중순 따뜻한 마음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교육생들이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에 모였습니다.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가 개최한 ‘시청각장애인 의사소통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을 수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시청각장애란 시각과 청각 기능이 동시에 손실된 장애입니다. 의사소통은 물론 이동과 정보접근 등 일상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교육은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수단인 ‘촉수화’가 가능한 통역사를 양성하여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고 사회참여 기반을 만들고자 마련됐습니다.

촉수화란 상대의 수어를 손으로 만져가며 대화하는 의사소통 방법입니다. 청각장애인으로 살다가 중도에 시각기능마저 손실돼 시청각장애인이 된 농맹인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이번 교육은 수어가 가능한 수어통역사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총 11명이 참여해 교육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점자 배우는 과정에 대해 설명중인 시청각장애인 당사자 김용재 씨. ©밀알복지재단점자 배우는 과정에 대해 설명중인 시청각장애인 당사자 김용재 씨. ©밀알복지재단

홍유미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장의 ‘시청각장애인의 이해’로 시작된 교육에서는 시청각장애인의 장애 유형과 특성에 대해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 시청각장애인 당사자들이 강사로 나서 시청각장애인의 삶과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 열강을 펼쳤습니다.

지난해부터 밀알복지재단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손창환 씨는 ‘시청각장애인의 삶’을 주제로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강의를 펼쳤으며, 시청각장애인 자조모임 회장으로 활동 중인 김지현 씨는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법’을 주제로 촉수화, 근접수어, 점자 등 시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 안내했습니다.

이어 시청각장애인 동료상담가로 활동 중인 윤세웅 씨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 ‘한소네6’의 사용법과 활용방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동료상담가로 활동 중인 김용재 씨의 강의에서는 시청각장애인이 점자를 배우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시청각장애인 윤세웅 씨가 강연을 펼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시청각장애인 윤세웅 씨가 강연을 펼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강의가 끝난 후에는 촉수화 실습이 진행되었습니다. 강의에 참여한 교육생들은 시청각장애인 당사자들과 의사소통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육생들은 안대를 낀 채 촉수화를 해보며 실제로 시청각장애인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체험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강의에 참석한 한 교육생은 “안대를 끼고 촉수화를 하자 쉬운 수어마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어에 능숙한 시청각장애인들도 시각기능 손실 후 촉수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크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청각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센터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정우석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장은 “시청각장애인과 소통이 가능한 촉수화 통역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여, 현재 턱없이 부족한 촉수화 통역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이번 자리를 만들었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양성된 촉수화 통역사들은 추후 시청각장애인의 외부 활동 시 소중한 자원이 되어 시청각장애인의 사회참여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육생과 시청각장애인 당사자가 촉수화 실습을 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교육생과 시청각장애인 당사자가 촉수화 실습을 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우리나라의 시청각장애인은 약 1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적지 않은 숫자이나,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교육, 복지 서비스 등은 여전히 미비한 상황입니다.

밀알복지재단은 헬렌켈러센터와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를 통해 시청각장애인의 권리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이 글은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 김주민 간사가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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